불친절한 파파엘 Life

어린이집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갯벌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아들 덕분에 현충일 당일치기로 마시안 해변에 갔다 왔습니다. 집사람과 장인장모님께서 2년 전까지 자주 갔던 곳이라고 해서 모처럼 대가족(?) 모임이 되어 버렸네요.

난생처음 인천공항 톨게이트를 지났고, 다행히도 아침에 출발했더니 차는 하나도 막히지 않았습니다. 처갓집 분들이 새벽부터 움직이시는 분들이라 몸이 좀 고되긴 했네요. 마시안 해변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날씨가 좀 꾸릿꾸릿 했는데, 오히려 햇볕이 없어서 딱 좋은 날씨라네요.

이런 곳에 오면 우선 자리확보부터 해야 하죠. 저희는 텐트가 없어서 그늘막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변을 보니까 취사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구요. 이런거 알았으면 삼겹살이나 잔뜩 사오는건데 말이죠.

밥을 먹고 갯벌체험료를 내려고 했는데... 그새 사람이 엄청나게 줄을 섰습니다. 위에 사진은 밥먹기 전 사진인데요. 사람이 얼마 없어서 밥먹고 느근하게 하려고 했던게 오산입니다. 더군다나 한참을 기다려도 줄이 그래도인거에요. 알고봤더니 여기 관리하는 어르신들께서 직접 암산으로 입장료와 대여료를 계산하고 계셨습니다. 암산으로...... 직접..... (그리고 이용료에는 보증금이 적혀져 있는데, 실제로는 보증금 안받으시더라구요.)

마시안 갯벌체험은 인터넷 예매도 가능한데, 황당한 점은 어르신들이 예매리스트를 출력해서 직접 대조를 하고 계셨습니다. 컴퓨터로 확인하면 금방인 것을 종이에 출력해서 직접 확인하고 계시니 줄이 안줄어들고 그대로죠. 중간에 화내는 손님들도 꽤 계셨습니다. 호미를 빌리고 돌아보니, 그새 줄은 입구까지 늘어섰네요. 

드디어 갯벌체험 시작!!! 노래를 부르던 갯벌에 와서 아들내미가 신났습니다. 사실 저희 처갓집이 갯벌쪽에 강한 분들이라 금방금방 캐내시네요. 

자꾸 죽은 조개만 잡다가 겨우 하나 잡았네요. 지금 아빠한테 자랑중입니다. 진짜 오늘은 구름이 가득한게 다행이네요. 안그랬으면 얼굴이랑 팔이랑 몽땅 탔을뻔 했어요.

갯벌 깊은 곳으로 가야 큰 놈(?)을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멀리 가지 않고도 큰 놈들을 잡았습니다. 역시 장모님의 눈썰미는 대단하시네요. 

잠깐 허리를 피는데, 저 멀리서 트랙터가 지나갑니다. 2천원에 갯벌 깊은 곳까지 이동하는 차라고 하네요.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망 하나가 가득 차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망 6개를 가득 채워서 나왔는데, 중간중간 어디서 캤냐고 막 물어보시더라구요. 의외로 못 잡은 분들이 많나 봅니다. 

처음 안 사실인데, 조개는 바닷물로 해감을 해야 한다네요. 그래서 갯벌체험 할때 바닷물을 담아갈 양동이나 물통은 필수로 챙겨가야 합니다. 또, 여기 세면시설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세면장에서 긴 시간동안 조개 씻는 분들도 계시고... 좀 엉망이에요. 

장인어른 말씀으로는 2년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방문객들이 엄청 늘었다고 하시네요. 마시안 해변에서 갯벌체험하고 참 좋긴 한데, 시설이나 서비스에 조금 더 신경써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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