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파파엘 Life

집사람과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어떻게 풀어줄까 고민하다가 집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토토로'를 만들기로 했다. 근데 이게 단순히 캐릭터를 만들면 어디 쓸데도 없고 해서 장식품으로 쓸 수 있는 걸 고민해봤는데, 드림캐쳐가 생각이 났다.


인터넷에서 토토로 도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토토로 비즈도안'이나 드림캐쳐 비즈도안'을 검색하면 여러가지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데, 나는 이것저것을 섞어가며 내가 좋아하는 형태로 가공하며 도안을 새로 만들었다. (뭐... 이번에도 도안을 만들때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만들면서 수정이 가능하니까...)


토토로 드림캐쳐를 만들기 전에 근처 잡화점에서 핀셋을 구매했다. 역시 뭐든 장비빨이 최고다. 핀셋 하나 새로 샀다고 작업시간이 엄청 줄었다. 핀셋 가격은 단돈 1천원!!!


색깔별로 작업하기 위해서 테두리 역할을 하는 검은색 부터 채워 넣었다. 음.... 강아지 같기도 하고... 그냥 멍때리는 내 모습 같기도 하고... 이전같으면 여기까지 하는데도 엄청 오래 걸릴텐데 핀셋 덕분에 아주 수월하게 진행했다.


회색, 흰색, 투명색과 테두리를 채워 넣고 다림질까지 하니까 이젠 토토로처럼 보인다. 하면서 느끼는 점은 펄러비즈의 핵심은 다림질이다. 얼마나 적당히 다림질을 하느냐에 따라서 완성품의 퀄리티가 확 달라진다. 오늘은 오랫동안 강하게 다려봤는데, 펄러비즈가 많이 퍼진 느낌이다. (그래도 귀엽다. ㅎㅎ)


토토로에 나오는 나머지 친구들도 완성!!!! 드림캐쳐에 달려있는 깃털모양으로 만들었는데(...다른 분들도 다 이렇게 하시길래...) 캐릭터가 잘 안사는 느낌이다. 그리고 역시나 다림질에 실패해서 완전 엉망인 깃털부분 되시겠다.


자, 그럼... 이걸 어떻게 할 예정이냐!!! 토토로들을 엮어서 드림캐쳐로 만들거다. 비즈공예 하시는 분들은 예쁜 끈이나 고리 같은걸 갖고 계시겠지만, 내가 그런걸 가지고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그냥 하얀색 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림질을 너무 오래한 탓에 펄러비즈가 녹아 실을 넣을 수가 없다. 어쩔수 없이 한밤중에 홀로 앉아 바늘과 실을 엮어서 드림캐쳐를 만들었다. 그렇게 한땀한땀 장인정신으로 작업한 결과, 토토로 드림캐쳐를 완성했다. 눈물이 났다. 내가봐도 너무 잘 만들었다.


진짜 이건 만들만 한 가치가 있다. 장식용으로 딱이다.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잘 만들었다. 완전 뿌듯하다. 내일 아침 집사람이 이걸 보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집사람이 싫어한 좋아한다! 날 째려본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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