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정사업본부에서 우체국 계리직 공무원 시험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2014년 2월 15일로 확정이 되었죠. 시험공고를 보니 2010년과 2012년에 계리직을 준비했던 저로써는 아련한 옛날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아는 동생녀석이 계리직을 준비해보겠다고 저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했죠.
다들 아시겠지만 계리직 시험은 3과목을 봅니다. 하지만 실상은 3.2과목이라고 봐야하겠죠. 시험과목을 보면 한국사(한자), 컴퓨터일반, 우편및 금융상식(기초영어)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자와 기초영어는 2문제씩 나왔습니다. 아마도 이변이 없다면 내년 시험도 그렇게 나올겁니다.
계리직 시험을 보는 분들중에서는 전산직렬을 준비하던 분들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사와 컴퓨터 일반을 배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도 전산직을 준비했었기 때문에 컴퓨터일반은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점수도 괜찮게 나왔구요.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시험 난이도는 9급보다는 쉬웠습니다. 당시에는 10급이었으니까 당연한 말이겠죠. 하지만 이번엔 9급이란 이름을 달고 있으니 얼마만큼 어려워질지는 잘 모르겠네요. 학원강사님들도 예측하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계리직 9급 타이틀의 첫 시험이니까 말이죠.
그래도 한국사는 공무원 수준으로 준비하셨다면 쉽게 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노량진에서 들었던 수업이 있다면 계속해서 듣는것을 추천합니다. 계리직이라고 엉뚱한 유형이 출제되진 않으니까요. 오히려 아무 준비없이 준비한다면 3과목중 가장 어려운 과목이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일반은 전산직을 준비하셨다면 범위를 파악하여 하던대로 준비하시면 되고, 다른 직렬을 준비하셨다면 정보처리기사 이상의 수준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저는 남부행정고시와 이그잼에서 들었던 컴퓨터일반 강사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기사패스닷컴의 유수쌤 동영상을 들었습니다. 잊혀지지 않네요... 유수쌤. 내용을 떠나서 강의가 귀에 잘 들어와서 저는 좋았습니다.
문제는 우편 및 금융상식인데... 교과서라고 나와 있는 책들은 우정사업본부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역어놓은 책들입니다. 시험이 2년씩 있다보니 전문강사도 없을뿐더러, 기출문제도 많지 않아 유형별 분석이나 족보따위도 없죠. 더 큰 문제는 교과서에 없는 문제가 나온다는 것!!! 실제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활용한 문제가 2~3문제 나옵니다. 그래서 한때는 우체국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들도 알아야 하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계리직 카페를 들어가시면 상단에 큼지막하게 패키지형태의 온라인 수업을 판매하는데, 비추합니다. 그냥 단과형식된 수업이 더 알차더라구요.(패키지상품이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원하는 강의가 있다면 샘플 강의를 들어보셔야 하며, 특히 우편상식,금융은 신중히 고르시기 바랍니다. 제가 들었던 강의는 보름넘게 강의가 업로드 되지 않아 항의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계리직은 진짜 운이 작용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커트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점수라도 어디는 붙고 어디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지 않고 경험담으로만 적다보니 내용이 부정확할 수 있는데, 2012년에 지방 어딘가의 커트라인이 90점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면 경기도권에서는 60점대인 지역도 있었죠. 서울은 아마 78점이었을겁니다. 제가 서울에서 시험봤는데, 결과를 보고 난뒤 의정부로 주소를 바꾸지 않은걸 엄청 후회했었죠.
누군가가 계리직 시험을 추천하겠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추천'이라고 답하겠습니다. 단, 공무원준비를 전혀 안하셨던 분이 생업을 포기하고 4개월간 준비하겠다면 꼭 말리겠습니다. 물론 독하게 준비한다면 붙을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그전에 현실을 먼저 봤으면 합니다.
학원마다 4개월 합격신화를 운운하면서 계리직의 유혹을 뿌리고 있습니다. 무작정 아무런 대책없이 도전하기에 앞서 조금만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준비하시기를 권합니다. 계리직도 공무원시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