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며 머리를 쓱 올리다 깜짝 놀란다. 눈에 띄게 늘어난 흰머리 때문이다. 단지 한 살 더 먹은 것뿐이고, 30대에서 40대로 바뀐 것 뿐인데, 흰머리는 왜 많이 생긴 걸까.
흰머리... 독수리. 예는 멋있기라도 하지...
머리카락의 색은 모근에 있는 멜라닌 세포에 의해 정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멜라닌 세포가 줄어들고 기능이 떨어지면, 이때부터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라는 거다. 흰머리는 옆머리부터 시작해서 정수리와 뒷머리로 퍼지는 게 일반적이라는데, 나는 지금 오른쪽 옆머리와 중앙에만 흰머리가 난다. 신기하다.
흰머리와 관련된 유명한 인물로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있다. 프랑스 혁명 이후 국고 낭비죄와 반혁명죄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체포된다. 37세의 나이로 단두대 오르는데, 이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 만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바뀌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통해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는 신체 변화를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라 말한다.
과학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연구를 했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레프코위츠 교수는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 스트레스로 인한 DNA 변형과 조기 노화 증세라 말했고, 뉴욕대학의 '이코 마유미 교수'는 머리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멜라닌 세포가 이탈하는 현상이라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한 반박도 많아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흰머리가 빨리 날 것이라는 정황은 많다고 한다.
다행히도 요즘은 '흰머리 할아버지'가 아닌 '백발의 중년 신사'로 흰머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어차피 스트레스는 피할 수도 없고, 나이 먹는 것도 피할 수 없으니, 흰머리라도 멋있게 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