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파파엘 Life

이번 주말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지라 아이와 함께 집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마침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본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넓은 일회용 접시에 글루건으로 경계를 만들고 미로 게임을 하는 거였는데요. 다엘이가 잘 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보일지 궁금해서 직접 도전했습니다.



우선 집에 있는 일회용 접시를 꺼냅니다. 그리고 밑그림을 먼저 그림니다. 

미로가 머릿속으로 구상이 되어있으면 굳이 밑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지만,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집에 있던 글루건이 마침 고장이 나서 급하게 하나 사왔습니다. 

확실히 글루건은 비싸고 튼튼한 게 좋더군요. 다이소에서 2~3천 원짜리를 몇 개나 쓰고 버렸는지 모릅니다. 혹시 글루건이 필요하시다면 좋은 걸로 준비하세요.



그럼 이제 미로를 만듭니다. 

밑그림 위에 글루건으로 벽을 만들어 주는데요. 한 줄을 그리고 마르면 그 위에 또 한 줄을 그림니다. 그렇게 여러 번 글루건으로 길을 쌓아서 높은 벽을 쌓습니다.


글루건으로 한 줄만 그려놓고 테스트를 해봤는데, 구슬이 벽을 쉽게 넘어버리더군요. 그래서 여러 겹으로 쌓았습니다. 거의 노가다 수준이죠. 처음엔 글루건으로 여러 겹을 쌓는 게 어설펐는데요. 이것도 반복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네요.



덕분에 두 번째 미로는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길도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벽도 처음부터 여러 겹으로 겹쳐서 쌓았네요. 아마 집에 있는 구슬 상태에 따라서 글루건 벽 높이도 조절하셔야 할 거예요.



다엘이가 미로 게임을 해보더니 이름을 짓겠답니다. 게임 이름이 '레이스벌'이래요. 

얘는 어디서 이런 말을 안 걸까요? 그냥 내뱉은 말이겠죠. 분명 욕은 아닌데, 뉘앙스가 좀....



저희는 집에 구슬이 없어서 작은 장난감 농구공으로 대신했습니다. 

굉장히 어설프게 만들어서 별 반응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호기심을 보이네요. 아빠가 만들었다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다엘이가 게임을 어려워하길래 무릎에 앉혀서 같이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뭘까요? 게임에 완전히 집중합니다. 

다엘이랑 같이 일회용 접시 양쪽을 잡고서 살짝살짝 기울고 효과음을 내면서 미로를 통과하니까 아이가 엄청나게 좋아하네요. 재미가 없으면 금방 안할 아이인데, 생각보다 오래 가지고 놀아습니다. 확실히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느껴지네요.


다행히 오늘 하루는 이걸로 버텼습니다. 내일은 뭘 하면서 놀아야 할까요? 

내일은 내일의 놀이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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