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에서 우편물이 왔다. 여가부, 즉 여성가족부에서 보내는 우편물이라곤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바로 성범죄자 고지정보서다. 경찰서 우편물만큼이나 여가부 우편물은 반갑지가 않다.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사람이 우리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 성범죄자 확인
부모 입장에서 고지서 한 장만으로 성범죄자 얼굴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경각심을 가지라는 의도로 받아드리는 게 맞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여가부에서 보낸 성범죄자 고지정보서가 있다. 지금은 그들이 누구인지 기억도 안 난다.
만약 우리 동네 성범죄가 현황을 알고 싶다면 성범죄자알림e 홈페이지(www.sexoffender.go.kr)를 이용하면 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간단한 본인인증을 거치면 지도나 조건으로 검색할 수 있다.
홈페이지 이용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점이 있다. 홈페이지 상단 '성범죄자 찾아보기'메뉴로 들어가 검색을 하려고 하면 필수프로그램 설치 확인 페이지가 뜬다. 키보드보안과 화면캡처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메인페이지의 성범죄자 검색 기능으로 검색하면 필수프로그램 설치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나름 중요하고 유용한 홈페이지니, 여가부는 홈페이지 고도화에 예산을 투입했으면 좋겠다. (2020년 12월 14일 오전 12시경에 크롬으로 접속해 확인한 내용이다)
어플은 완전 비추천
스마트폰에서는 성범죄자 알림이 어플을 설치 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나도 설치해서 사용해봤는데, 별로 추천하진 않는다.
일단 어플이 홈페이지를 그대로 따라 만들어서 특별한 기능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어플을 실행하면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어플이 종료되면 블루투스가 다시 실행되지 않는다. 블루투스를 직접 실행시켜야 한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면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거면 뭐하러 어플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홈페이지를 반응형으로 만들어서 웹페이지를 띄우는 게 더 낫다. 아무래도 예산을 모바일고지서 쪽에 다 쓴 모양이다.
스팸 같았던 모바일고지서
모바일고지서 이야기를 해보자. 2020년 11월 25일부터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카카오톡으로 전달이 된다. 올해 말까지는 시범운영으로 우편 고지와 카카오톡 모바일고지를 병행한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모바일고지서 미열람 자에만 우편 고지를 발송한다.
카카오톡 공지는 세대주에게만 전달이 된다. 세대주가 아닌 사람은 별도로 신청을 해야 한다. 우리 집은 집사람이 세대주로 되어 있어서 집사람에게만 카톡이 온다. 물어보니 여성가족부에서 카톡을 보내긴 했단다. 그런데 확인을 하려고 하니 본인 인증 하는 게 많단다. 그래서 스팸메일인 줄 알고 무시했다고 한다.
안내문을 확인하니 모바일고지서는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즉, 카카오페이를 쓰지 않더라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카카오페이 가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 지극히 개인적인 궁금증
모바일고지서는 왜 세대주에게만 전달할까? 부모 모두에게 전달하는 안 되는 걸까? 명의가 부모 공동명의인 경우에만 두 사람에게 모두 전달되는 걸까? 이해가 잘 안 된다.
또, 하나는 굳이 카카오페이 인증을 하는 이유다. 시스템의 문제일까? 본인인증으로 PASS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굳이 카카오페이가 끼어드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