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사업자 등록을 했다. 사업 특성상 고정된 사업장이 필요 없는 경우라 집 주소를 사업장으로 등록했다. 사업자등록을 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겪은 내용과 약간의 푸념을 섞은 이야기를 해본다.
사업장이 없는 사업자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장의 정의는 이렇다. '사업자가 사업을 하기 위하여 거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는 고정된 장소를 말하며, 고정된 사업장이 없는 경우에는 사업자의 주소 또는 거소를 사업장으로 한다.'
간단히 말해서, 개발이나 컨설팅 등 자택에서 사업이 가능한 업종은 집 주소로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반면, 도/소매업, 음식점, 제조업 등 자택에서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사업자등록이 어렵다.
세무서에서는 사업자등록에 추가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현장 조사도 가능하다. 보통 사업자등록증 발급 기간이 3일 이내이지만, 현장 조사를 거치는 경우 8일 이내로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다.
전세집에 개인사업자를 등록하려면...
사업자 등록을 하기 전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지금 사는 집이 전세집이다. 인터넷 검색 결과, 전·월세일 경우 집주인과 전대차 계약을 해야 한다. 임대인은 주거목적으로 집을 임해 했기 대문에 사업자등록 용도의 별도 계약(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서류는 사업자등록 신청서, 부동산 전대차 계약서 및 전대 동의서 사본, 사업허가/등록/신고필증 사본이 필요하다.
본인 소유의 가정집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부동산사용승낙서'가 필요하고, 부모님 집 주소로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무상임대차계약서'가 필요하다.
동종업계에 일하고 계신 분들에게 물어봤다. 비슷한 상황에서 사업자등록을 하신 분들은 한결같이 '인터넷만 보지 말고 세무서를 찾아가라'였다. 원칙대로 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상황별 서류(전대차계약서, 무상임대차계약서 등)가 필요하다.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이고,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이 없다.
무작정 홈택스에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시도해봤지만, 추가 증빙서류에서 진도가 안 나갔다. 결국은 직접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었고, 담당 세무서로 찾아갔다. 우리 집의 경우 전셋집에 집사람 명의로 되어있다. 그래서 집 전세계약서에 주민등록등본을 추가로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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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등록하는 두 가지 방법
개인사업자를 등록하는 방은 홈택스 온라인등록과 세무서 방문 등록이 있다. 두 가지 상황의 경험담을 몇 자 적어본다.
1. 홈택스 온라인등록
인터넷에서는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개인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다는 글이 많다. 그런데 실제 온라인 등록은 검색한 정보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홈택스로 개인사업자 등록
국세청 홈택스에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한다. 홈페이지 상단 신청/제출 메뉴에서 사업자등록신청(개인)을 클릭한다. 이후 나오는 항목에 맞춰 정보를 입력한다. 마지막에는 증빙서류를 업로드해야 한다. 사업유형에 맞는 증빙서류가 PDF 파일로 보관되어 있다면 개인사업자 온라인 등록은 간단하게 완료된다.
인터넷 정보와 다른데?
인터넷에 검색하면 본인이나 가족 명의 집일 경우,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글이 있다. 그런데 실제 홈택스에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진행해보니 증빙서류에서 무조건 서류를 업로드 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증빙서류 업로드가 되지 않으면 저장이 되지 않아서 개인사업자등록이 완료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허위서류를 업로드 하면 안될 것 같다. 한참을 검색하고 재작성하다가 결국 홈택스 등록을 포기했다.
2. 세무서 등록
앞서 말한 증빙서류 중 '전세'세입자는 집주인에게 별도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글도 있다. 집은 주거 형태의 계약이기 때문에 상업을 위한 임대차계약을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보통은 집주인이 그런 계약은 잘 안 해주기 때문에 부모님 집으로 무상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더 편하다는 내용도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시간 소비가 너무 많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버렸다. 결국 관할세무서에 가서 부딪혀보기로 했다.
세무서 사업자등록
국세청에서 관할세무서를 확인한 후, 신분증, 전세계약서, 등본을 들고 찾아갔다. 등본을 가져간 이유는 전세 계약이 집사람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무서에 가서 많은 서류가 있는데, 그 중 개인사업자 등록증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때, 홈택스에서 업종코드를 미리 확인해가면 작성이 수월하다.
순서가 되면 담당 공무원에게 상황설명을 했다. 현재 자택에서 사업을 할거고, 전세집이며, 집사람 명의로 되어있다고 설명하니 서류를 꼼꼼히 본다. 사업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사업자 등록이 완료되었다. 세무서 들어간 지 15분이 채 안 된 시간이었다.
모르면 부딪히자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있거나 관련 내용을 잘 안다면 홈택스 온라인 등록이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잘 모른다면 인터넷만 주야장천 검색하는 것보다 직접 부딪히는 게 훨씬 빠르다. 세무서가 워낙 바빠서 전화상담은 어렵다. 실제로 3번 통화 시도를 했으나 죄다 연결이 안 되었다. 세무서를 두~세 번 방문하더라도 안전하고 확실하게 가는 게 좋다.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전셋집으로 사업자를 낸 지인 중에는 아직 문제가 된 경우는 없다. 물론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면, 집 주인의 요청으로 사업자등록 주소지를 바꿔야 하는 경우일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비상주사무실로 이전할 계획이다. 비상주 사무실은 사업장 주소지만 이용하는 건데, 5만원 내외의 월 이용료를 내면 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생기지도 않은 문제'로 고민하고 싶지 않다. 지금도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