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갈매동 데이트를 즐기던 즉흥적으로 만화카페에 갔다. 거의 10년만에 가보는 만화카페여서 나름 기대가 되기도 했다. 갈매동 만화카페는 딱 한 곳이 있는데, 명륜진사갈비가 있는 건물 5층에 있다.
만화카페 이름은 <이다>. 오전11시부터 새벽1시까지 운영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비치된 실내화로 갈아신고, 신고 온 신발은 신발장에 넣는다. 신발장 열쇠를 카운터에 맞기고 요금제를 선택하면 끝. STEP3에 번호키를 받으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런게 없었다.
이용요금이 아주 착하다. 성인 1시간이 2,400원이다. 아메리카노나 아이스티 음료 패키지는 4,500원이다. 음료는 추가 요금을 부담하면 다른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 그리고 라면과 볶은 밥도 있다. '볶음밥' 아니다. '볶은 밥'이다.
일단 만화책은 그나마 최신판으로 들여놨다. 그래서 10년전 만화방을 생각했던 나는 만화책 고르는 데만 한참 걸렸다. <3X3아이즈>, <오!나의여신님>세대인 관계로 마땅히 볼만한 책은 없었다. 오히려 영상으로 봤던 만화책 제목만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을 정도였다.
창가 쪽에는 탁 트인 공간이, 반대 쪽에는 복층으로 구성된 룸이 있다. 따로 가림막이 있는게 아니어서 책읽는 분들을 훤히 볼 수 있다. 물론 만화책에 집중해서 누가 날 보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거의 낌새도 못챈다.
특이했던 분은 만화카페에서 공부하는 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시간당 2,400원이면 스타벅스에서 차 한잔 시키고 2시간 있는거랑 비슷한데, 카페보다 더 조용하고 집중도 잘되니 공부방 효과도 있다. 공부하다가 배고프면 라면도 시켜먹고... 오히려 커피전문점보다 훨씬 좋다.
만화책 구경에 심취하여 무슨 책을 봐야 할지 고민고민 하다가 고른 책은 바로 <Boys Be...> 물론 최신판이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풋풋한 대리 연애를 꿈꾸게 했던 희망고문 같은 책이다. 일부 속옷장면이 나와서 정서에 안맞을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하자. (난 단지 2시간 안에 완결을 볼 수 있는 그런 책을 고른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