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파파엘 Life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 일도 하고, 여러 사이트에 가입도 하고, 유용한 앱으로 더 나은 생활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정보 이용과 보호는 기본이 되었고, 굳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기술적으로 보호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런 당연한 생각을 애플은 강조합니다. '아이폰은 당신의 개인정보를 보호합니다.' 같은 맥락의 광고컨셉을 지속해서 노출하면서 말이죠.

개인정보 보호는 업무관련자들에게는 상당히 무거운 주제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냥 흘러 지나가는 주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광고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영상인 '개인정보보호. iPhone이니까.'는 사람들이 개인정보 보호라는 주제를 가볍게 흘리지 않도록 위트있게 구성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광고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를 몇 번 반복해서 보고 나면 '이게 이런 뜻이구나'를 알게 되고, 그 때서야 광고에서 표현하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되죠.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플과 다른 IT기업과의 차이점으로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조합니다.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인 CES2020에서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임원은  "이용자 데이터 보호가 우선이다.", "아이폰을 잃어버려도 건강, 금융 데이터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돼선 안 된다"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What happens on your iPhone, stays on your iPhone(아이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이폰 안에 머문다)'이라는 문구를 담은 광고를 게재하면서 더 힘을 쏟았죠.

 

이런 애플의 생각을 대외적으로 표현한 큰 사건으로는 미국 FBI와 애플의 법적 분쟁을 들 수 있습니다.2015년 발생한 총기 테러범을 수사하기 위해 테러범의 아이폰5C 잠금 해제가 필요했습니다. 아이폰5C 잠금 해제를 위해 애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애플은 이것을 거절했고,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습니다. 법원은 애플에 수사당국에 협조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지금이야 수사에 대해서 예전만큼 완강하게 거부하진 않지만, 애플이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의 철학이 표현된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의 가장 강력한 경쟁모델은 삼성 갤럭시입니다. 그런데 삼성 갤럭시는 개인정보 유출로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우선 갤럭시노트10 사건이 있습니다. 실리콘 케이스 하나로 지문인식이 뚫리는 사건이었는데, 삼성의 보안 기술이 안일함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건은 삼성 클라우드 해킹 사건입니다. 연예인 10여 명이 휴대폰 해킹으로 협박을 받은 사건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갤럭시 스마트폰이었다는 점이죠.

 

요즘은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모드 스펙으로 우월함을 비교하기란 어렵습니다. 금방금방 새로운 기술이 탑재된 모델이 출시되어서 단순 모델명으로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아이폰이 갤럭시보다 우월한 점을 감성적 강조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는 '개인정보 보호'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2014년 제니퍼 로렌스의 아이클라우드가 해킹당하는 사건을 겪었습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후, 애플은 아이폰의 보안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접속을 의심'. '접속여부  확인', '잠금번호' 등 3번의 확인과정 거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에게는 조금 귀찮지만, 더 확실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강조하였죠. 애플의 입장에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던 과거의 과오를 거름 삼았고, 지금은 어떤 기업보다 철저하게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미국의 사회적 이휴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으로 몰래 빠져나가는 개인정보에 민감합니다. 그 예로 화웨이, 틱톡 등의 중국제 제품에 규제가 심한 상황이죠. 아이러니하게도 IT를 포함한 모든 제품을 통틀어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는 광고는 애플 아이폰뿐입니다. 중국제품의 개인정보 이슈가 심해질수록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광고는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전혀 손해보는 광고가 아니라는 것이죠.

 

아마도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광고를 지속해서 할 것입니다. 그것이 자사의 철학을 표현하고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판매시장에서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전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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