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기술이 통할까요? 수능 만점자, 행시 합격자, 유명 강사들이 답했습니다. "시험은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실력이 시험성적을 결정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시험의 고수들은 실력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시험성적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갑자기 먹는 아침, 안정제, 저녁 약속, 초콜릿, 체온, 자신감 등 다양한 요인들을 언급합니다. 결국, 시험에는 기술이 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시험을 잘 치르는 기술이 학문으로 연구되기도 했습니다. 시험에 관한 기술을 서술한 책을 'Test Wiseness'라고 합니다. 이 책은 성공적인 인생을 위한 능력과는 상관이 없지만, 시험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학자들은 시험점수 x=T+E 라는 공식을 연구했습니다. 여기서 T는 True Score이고, E는 Error Score입니다. 진짜점수에 오차점수(시험 당일의 환경,컨디션 등)가 포함되는 것이 시험점수입니다. 즉, 오차점수를 줄일 수록 진짜점수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오차점수를 '0'으로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만에서는 시험의 기술과 유전자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이 실험에서 주목한 것이 콤트유전자입니다. 적정수준의 도파민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콤트유전자는 '전사형'/'중간형'/'걱정쟁이형'의 3가지 유형이 있으며, 전사형과 걱정쟁이형이 대표적입니다. 수능같이 중요한 시험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도파민이 많이 분출됩니다. 이때 '전사형'은 콤트유전자가 도파민을 빠르게 분해하고, 부담 없이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반면에 '걱정쟁이형'은 도파민의 분해속도가 느리고 긴장상태가 길어집니다.
그러나 반전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걱정쟁이형이 전사형보다 언어능력과 기억력이 우월하다는 점입니다. 도파민을 천천히 분해하기 때문에 사고능력을 하는 데 우수합니다. 즉, 평소에는 똑똑하지만 시험만 보면 형편이 없는 것이죠.
전사형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험의 약점을 파악해고 공략하는 '시험의 고수'들입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출제분포 파악하기. 중요 암기장 만들어 암기하기. 글씨는 최대한 예쁘게 쓰기. 모두 시험의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남깁니다. '일반공부와 시험공부는 다르다', '고정적인 생각이 생긴다', '어떤 시험이던 2~3년만 지나면 패턴만 남고, 시험은 재조합이 된다'
미국에서 가정소득과 SAT 점수를 조사한 결과, 소득이 낮은 가정일수록 점수가 낮고, 소득이 높은 가정일수록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사교육의 영향입니다. 우리나라도 말할 것 없죠. 그렇다면 이런 시험을 의미가 있을까요?
대만은 시험과 유전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시험제도를 변경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학부모들이 표준화시험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시험의 변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시험에 기술이 통용될 여지가 많을수록 그 점수는 아이들의 실제 실력과 차이가 벌어집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시험점수는 실력이라는 맹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