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할 때는 설이나 추석 마지막날 극장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기본 코스였지만, 결혼하고 난 뒤는 가족모임으로 연휴 마지막까지 보내곤 했다. 그렇게 8년이 지난 오늘, 다엘이가 할머니와 있겠다고 효도(?)를 하는 바람에 둘 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집 근처 갈매동 모다 아웃렛에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갈매동 나들이를 하려고 했으나, 비가 온다는 소식때문에 길거리에는 사람의 한명도 없었다. 진짜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대낮인데...
늦은 점심을 해결하러 쌀국수 집에 갔다. <포식>이라는 곳인데, 쌀국수가 땡길때마다 여기에 온다. 모다 아웃렛 안에 있는 푸드코트에서도 쌀국수를 판매하지만, 우리 입맛에는 여기가 더 맞다.
참고로 테이블은 7개 정도 되는 아담한 곳이다. 쌀국수 종류는 많지 않고,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를 같이 팔고 있어서 올 때마다 아이들 손님이 있다. 쌀국수 전문점이라는 느낌은 떨어지지만, 주변 상권을 생각하면 돈까스와 함박 판매가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은근히 조합이 괜찮은 마약돈까스와 닭고기 쌀국수다. 후각과 미각이 예민한 우리 집사람 말로는 고기가 들어간 일반 쌀국수는 향신료가 강한데, 닭고기 쌀국수는 그런게 없단다. 소스 없이 먹어도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다.
마약돈까스는 독특한 소스맛이 난다. 쌀국수의 매운맛 소스를 사용한 것 같은데 많이 맵진 않다. 돈까스 한 입에 닭고기 쌀국수 국물이 예술이다. 다른 쌀국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입안에 매운맛이 살짝 돌때 닭고기 쌀국수 국물이 말끔하게 행궈준다. 쌀국수 국물의 반은 내가 다 먹은 것 같다.
<포식>만의 특징이라면 쌀국수를 다 먹고 나면 밥을 추가할 수 있다. 공깃밥 요금만 내면 밥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쌀국수로 양이 부족하다면 노려볼만 하다. 물론 양심상 1인 1메뉴를 시켜 먹자.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즉흥적으로 만화카페에 갔다. 갈매동 명륜진사갈비 건물 5층에 만화카페가 있다. 거의 10년만에 가보는 것 같다. 여기서 2시간을 보냈는데, 이 내용은 따로 블로그에 남기겠다.
결혼 후 유일무이한 명절 휴가와 연애느낌 좀 내본 만화방 데이트. 날씨만 맑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마음 편히 명절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