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파파엘 Life

Prologue

영업시간이 몇 시냐는 질문에 대뜸 몇 명이냐고 물어보는 사장님. 낙지와 문어 중에 선택하라는 사장님. 그렇게 엉겁결에 전화 예약이 되어 기분이 살짝 안 좋을 뻔했지만, 직접 만나보니 반전 매력이 있는 사장님.

오늘 이야기는 이런 반전 매력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수락해신탕 후기에요.



한 번 가면 단골이 될 것 같은 수락해신탕

친한 동생이 갑상선 암 수술을 했어요. 깔끔한 몸보신을 해주고 싶어서 수소문하다가 수락산 쪽에 좋은 해신탕이 있다는 추천을 받았어요.

수락해신탕은 위치가 좀 애매해요. 수락산역 근처에 있긴 한데, 골목 안쪽에 있어서 평범하게 찾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아는 사람만 오는 곳, 단골손님이 상당하다는 후문이에요.



수락해신탕은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고, 테이블이 안쪽 방까지 해서 7~8개 정도 돼요. 사장님은 성격이 굉장히 호탕하신데, 전화로 문의할 때는 살짝 오해할 뻔했으나 직접 방문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니 상당히 매력 있는 사장님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수락해신탕 방문 인증샷입니다.


방문 전 확인전화는 필수

수락해신탕은 사장님 말씀으로는 생일팀이 올 때는 12시부터 바쁘고, 평소에는 2시가 가장 바쁜 시간이래요.

그래서 이곳에 가실 분은 꼭 전화를 해봐야 해요. 코로나 초반 때는 좀 힘드셨는데, 지금은 다시 정상화되었다고 하시거든요. 무작정 찾아갔다가 테이블이 없거나 사장님이 바빠서 원활하게 못 먹을 수 있어요.



사장님이 바쁜 이유

사장님이 바쁜 이유는 사장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시기 때문이에요. 손님이 절대 못 만지게 하세요. 모든 재료를 직접 잘라주시고, 가장 맛있는 타이밍에 음식을 나눠주세요. 절대로 국물도 먼저 먹으면 안 돼요. 국물 역시 가장 맛있는 시간이 있어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장님 허락받고 먹어야 해요.

손님이 많으면 사장님이 테이블, 저 테이블 음식 손질하느라 엄청 바쁘시데요. 그래서 손님이 직접 술과 음료를 가져다 먹어야 하고, 반찬 리필 역시 손님이 직접 해야 해요. 딱히 셀프라고 말씀은 안 하시는데, 사장님이 바쁘시니, 기다리는 것보다 직접 가져다 먹는 게 빠르겠죠.



해천탕 대박!!!!

저는 문어를 넣은 해천탕을 주문했어요. 해신탕과 해천탕 차이는 낙지와 문어의 차이인데요. 재료가 완전히 신선해요.

해천탕에 조미료를 넣지 않아 자극적인 맛이 없고, 담백하게 우러난 육수가 깔끔해요. 다른 곳은 한약재나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보편적인 맛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6살 우리 아이도 먹을 정도니까요.



여기서는 먹는 방법이 있어요. 그래서 처음 가신 분은 사장님의 강의(?)를 듣고 드셔야 하고요. 무작정 포장하시는 문들도 드셔보셨는지 물어보고 포장해주신대요. 역시 매력적인 사장님이세요.

해천탕 먹는 방법은 깻잎장아찌 위에 고들빼기와 궁채를 올리고, 문어와 닭고기, 버섯, 쑥갓 등을 넣고 싸 먹어야 해요. 소스가 있긴 한데, 소스 없이 먹어도 될 만큼 맛있어요.



해신탕/해천탕 마무리는 녹두죽으로!!

마무리는 녹두죽이에요. 저는 녹두 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녹두가 많이 들어가면 질이 좋을지 모르나 먹기에는 살짝 역할 수 있는데, 여기는 진짜 보편적이지만 맛있는 비율을 찾은 것 같아요.


Epilogue

오늘은 11시 30분부터 영업하셨는데, 사장님 혼자 하시다 보니 영업시간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그러니 정말로 전화 문의는 필수로 하셔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죠. 맛은 보장합니다. 국물 맛도 보장합니다. 녹두죽까지 맛을 보장합니다. 먹으면서 부모님 생각 많이 나더라고요.. 조만간 양가 부모님 모두 모시고 재방문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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